비가 내리는 늦가을 일요일, 외출하기도 애매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가을과 잘 어울리는 모카번을 굽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구울 때마다 속에 넣은 유지가 새어 나와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꼭 예쁘게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집에 넉넉히 남은 통밀가루와 얼마 남지 않은 인스턴트커피를 활용했고, 1차 발효 없이 휴지 후 바로 성형하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글에는 80g짜리 9개 분량 배합, 바삭한 모카 비스킷 토핑 만드는 법, 그리고 속이 새지 않게 감싸는 요령과 실제로 새어 버린 번의 단면 비교까지 정리했습니다.
빵 꼭대기 가운데에서 시작해 달팽이처럼 빙글빙글 돌려 가며 짭니다. 빵 높이의 3분의 2까지만 짜면 굽는 동안 녹아 흘러내리며 전체를 자연스럽게 덮습니다.
▲ 꼭대기부터 3분의 2 높이까지 달팽이 모양으로 짜기
토핑을 올리는 동안 오븐을 160℃로 예열합니다. 토핑에 설탕이 많아 온도가 높으면 금방 타기 때문에 낮은 온도로 천천히 굽습니다.
굽기
160℃ 18분 └ 12분이 지나면 팬 위치 바꾸기
팬 2개일 때
위 팬은 아래로, 아래 팬은 위로 └ 팬 앞뒤도 돌려 주면 색이 고르게 남
▲ 오븐 속에서 부풀며 색이 나는 모습
팬을 바꾸다 보니 9개 중 5개는 바닥으로 속이 새어 나와 있었습니다. 남은 6분을 마저 구운 뒤에도 결과는 그대로였습니다.
▲ 다 구운 모카번
✓ 요약: 3분의 2 높이까지 짜고 160℃에서 18분, 12분에 팬 위치를 바꿉니다.
새어 버린 번과 성공한 번 비교
바닥이 터진 번과 멀쩡한 번을 반으로 잘라 비교해 보니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 바닥으로 새어 버린 번: 가운데 동굴이 작고 비어 있음
▲ 새지 않은 번: 동굴이 크고 노랗게 스며든 속
새어 버린 번
새지 않은 번
가운데 동굴
작고 비어 있음
크고 촉촉함
속 색
하얗고 담백함
노랗게 스며듦
맛
맛있음
맛있음
✓ 요약: 겉모습과 단면은 달라도 맛은 둘 다 훌륭했습니다.
맛과 장단점
향긋한 커피 향과 함께 바삭하고 달콤한 모카 비스킷이 먼저 들어오고, 이어서 부드럽고 촉촉한 속을 베어 무는 순간 천일염의 짭짤함과 고소함이 뒤따라옵니다. 지금까지 먹어 본 모카번 중 가장 맛있었고, 남편도 앉은자리에서 3개를 먹었습니다.
▲ 결대로 쭉 늘어나는 촉촉한 속
장점
단점
토핑인 모카 비스킷이 바삭함 속이 촉촉하고 부드러움 1차 발효가 없어 시간이 덜 걸림
여밈이 느슨하면 구울 때 속이 샘 토핑을 3분의 2 높이보다 많이 짜면 팬까지 흘러넘침 온도가 높으면 토핑이 탐
보관 팁
모카 비스킷은 시간이 지나면 빵 속 수분을 먹어 조금씩 눅눅해집니다. 구운 날 먹는 것이 가장 맛있고, 남은 번은 에어프라이어에 2~3분 데우면 겉이 다시 바삭해집니다.
✓ 요약: 바삭한 겉, 촉촉한 속, 짭짤한 속의 조화가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통밀가루 없이 만들어도 되나요? A. 원래 레시피처럼 중력분 390g으로 만들어도 됩니다. 이때는 물을 100g으로 줄여 주세요. 통밀은 물을 더 많이 먹어서 이번 배합에 15g을 더 넣었습니다.
Q. 1차 발효를 정말 안 해도 되나요? A. 이스트를 3% 넘게 넣은 노타임 배합이라 휴지 후 바로 분할·성형해도 2차 발효에서 충분히 부풉니다.
Q. 속이 자꾸 새요. A. 여민 부분을 한 번 더 겹쳐 꼬집고 바닥으로 놓아주세요. 속버터는 꽁꽁 굳혀서 넣고, 2차 발효는 너무 따뜻하지 않은 실온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로띠카페가 없으면요? A. 로띠카페는 빼고 인스턴트커피를 6g으로 늘려 주세요. 로띠카페는 커피 향을 더해 주는 시럽이라 커피 양만 늘리면 충분합니다.
한눈에 보는 통밀 모카번
믹싱
모든 재료 한꺼번에, 1단 1분 → 2단 8~10분 └ 얇은 막이 생기면 휴지
속버터
버터 100g + 천일염 1.5g + 강력분 2g, 12g씩 짜서 냉동 10분
분할·휴지
80g × 9개, 20분 휴지
성형
속버터를 넣고 꼼꼼히 여며 바닥으로
2차 발효
물 분무 후 실온 1시간 (상태 보며 20분 추가)
토핑
달팽이 모양으로 3분의 2 높이까지
굽기
160℃ 18분 └ 12분에 팬 위치 바꾸기
총평
▲ 식힘망에 둘러 담은 통밀 모카번
비 오는 일요일, 남은 통밀가루와 커피로 만든 모카번은 9개 중 5개가 새었지만 바삭한 모카 비스킷과 촉촉한 속, 짭짤한 속버터의 맛은 모두 훌륭했습니다. 여민 부분만 조금 더 신경 쓰면 집에서도 빵집 못지않은 모카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여밈을 한 번 더 겹쳐 하나도 새지 않는 번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 요약: 수분이 적은 노타임 반죽은 재료를 한꺼번에, 속은 꼼꼼히 여미고, 토핑은 3분의 2까지만 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