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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요리 기록과 일상

통밀 연유 버터크림빵 (재료 준비, 반죽 발효, 홈베이킹)

finefeel03 2026. 9. 17. 22:20

목차


    ▲ 통밀 연유 버터크림빵

     

    강력분 없이도 빵을 구울 수 있을까요? T55 밀가루와 우리 통밀가루, 그리고 저당 두유를 조합해 직접 반죽해 봤더니, 시판 빵과는 전혀 다른 결이 살아있는 빵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통밀 특유의 구수한 향과 연유 버터크림의 달콤함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거든요.

     

    강력분 없이도 괜찮을까? 재료 준비와 밀가루 조합법

     

    베이킹을 시작하려던 날, 마침 강력분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포기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찬장을 뒤지니 바게트용으로 사뒀던 프랑스산 T55 밀가루와 우리 밀(중력), 우리 통밀가루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 세 가지를 각각 60%, 25%, 15% 비율로 배합해 반죽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T55란 프랑스식 밀가루 분류 기준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껍질 성분이 많이 포함된 밀가루를 의미합니다. T55는 국내 중력분과 강력분의 중간 정도 단백질 함량을 가지고 있어 바게트처럼 결이 살아있는 빵에 주로 씁니다. 강력분보다 글루텐 형성이 다소 약하지만, 풍미만큼은 확실히 깊습니다.

     

    문제는 통밀가루였습니다. 통밀은 겨(bran)와 씨눈(germ)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어, 정제된 백밀가루에 비해 글루텐 망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쉽게 말해, 겨 입자들이 반죽 안에서 글루텐 실을 끊어버리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때문에 제가 직접 써봤을 때 반죽이 강력분만 쓸 때보다 덜 탱탱하고 다루기 조금 까다롭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를 보완하는 핵심이 바로 수분 조절입니다. T55와 통밀은 강력분과 달리 수분을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반죽이 질어질 수 있어서, 원래 레시피의 두유 330g 중 275g만 넣고 반죽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약간 진 느낌이 있어서 최종적으로는 270~275g이 딱 좋았습니다. 저당 두유를 선택한 이유도 있는데, 유당불내증이 있는 분들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식물성 음료를 활용한 것이 포인트입니다. 실제로 우유 대신 두유를 쓴 반죽이 소화 면에서 훨씬 가볍게 마무리됐습니다.

     

    통밀의 영양 면에서도 선택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통밀은 껍질(겨)과 씨눈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어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이 식이섬유가 소화 흡수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란 특정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낮을수록 혈당 조절에 유리합니다. 여기에 우리 밀은 수입밀보다 유통 과정이 짧아 더 신선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번 레시피는 빵준서 명장님 레시피를 기반으로, 강력분 620g 대신 세 가지 밀가루를 섞고 두유 양을 조절했습니다. 주요 재료(10개 분량)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밀 반죽 T55 밀가루 370g (60%), 우리 밀 중력분 150g (25%), 우리 통밀가루 100g (15%)
    설탕 62g, 소금 10g, 버터 100g, 드라이이스트 7g(생이스트 20g)
    달걀 130g, 연유 30g, 저당 두유 270~275g
    연유 버터크림 연유 102g, 설탕 100g, 버터 265g, 흰자 35g, 바닐라 에센스 또는 에스프레소(취향껏)
    몰드 사이즈 158 x 54 x 50(H) mm

     

    ✓ 요약: 강력분 없이도 T55·우리 밀·통밀을 6:2.5:1.5로 배합하고, 저당 두유로 수분을 조절하면 건강하고 풍미 깊은 반죽이 완성됩니다.

     

    반죽 발효부터 굽기까지, 실제로 해보니 달랐던 것들

     

    반죽 전에 달걀, 버터, 두유, 연유는 1시간 전에 실온에 꺼내 두고, 밀가루는 미리 체에 3번 내려 둡니다. 믹싱 볼에는 두유, 달걀, 연유처럼 수분이 있는 재료를 먼저 넣고 가루류를 넣는데, 이렇게 하면 반죽이 훨씬 빨리 뭉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이스트와 소금·설탕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드라이이스트는 소금이나 고농도 설탕과 접촉하면 삼투압 작용으로 발효 능력이 떨어집니다. 저는 밀가루에 구멍을 세 곳 멀찌감치 파서 설탕, 소금, 이스트를 각각 따로 넣고 밀가루로 덮어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 설탕, 소금, 이스트를 서로 떨어뜨려 넣어요

     

    믹싱은 1단으로 2분 돌려 가루를 뭉친 뒤, 버터를 두 번에 나눠 넣습니다. 버터를 처음부터 한꺼번에 넣으면 글루텐 형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반죽이 한 덩어리로 뭉치는 발전 단계가 되면 버터 50%를 넣고 2단으로 5분 10초, 나머지 50%를 넣고 2단으로 2분 40초 더 돌립니다. 반죽 표면이 매끄럽고 반짝이는 상태, 즉 글루텐이 90% 이상 형성된 시점이 완료 기준이고, 이때 반죽 온도는 27~28℃가 가장 좋습니다.

     

    반죽은 크게 한 덩어리로 둥글려 발효통에 넣고 약 1시간 40분 1차 발효를 합니다. 발효가 끝나면 반드시 탈기(gas removal)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탈기란 발효 중 이스트가 만들어낸 이산화탄소 가스를 손으로 눌러 빼주는 작업으로, 이스트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글루텐 구조를 다시 탄탄하게 정비해 줍니다. 이걸 빠뜨리면 빵 속 결이 거칠어지고 기공이 고르지 않게 생깁니다. 제 경험상 이 탈기 과정을 꼼꼼히 해줬을 때와 대충 했을 때, 완성된 빵의 단면이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성형 단계에서는 반죽을 120g씩 10개로 분할해 둥글리는데, 이때 남은 가스를 충분히 빼줘야 2차 발효 때 새로운 가스가 잘 생깁니다. 둥글린 반죽은 20분간 벤치 타임을 줍니다. 벤치 타임이란 분할 후 지친 글루텐 조직이 이완되도록 잠시 쉬게 해주는 중간 휴지 단계입니다. 이 시간 동안 연유 버터크림을 만듭니다. 흰자를 거품기로 풀고 설탕을 세 번에 나눠 넣으며 70% 정도의 머랭(meringue) 상태로 올린 뒤, 연유와 바닐라 에센스(저는 1ts)를 넣고 실온 버터를 더해 크림화합니다. 크림이 하얗고 뻑뻑해져 거품기를 들었을 때 크림이 서면 완성입니다.

     

    ▲ 하얗고 뻑뻑하게 완성된 연유 버터크림

     

    성형은 반죽을 길이 40cm, 폭 14cm로 밀어 버터크림 35g을 펴 바른 뒤 돌돌 말고, 가위로 일정 간격 잘라 몰드에 배치합니다. 노른자 1개에 물 1큰술을 섞어 체에 내린 달걀물을 윗면에 발라주면 구웠을 때 먹음직스러운 광택이 납니다. 그다음 1시간 20분 동안 2차 발효를 합니다.

     

    ▲ 반죽을 길게 밀어 연유 버터크림을 펴 발라요

     

    ▲ 달걀물을 바르고(왼쪽), 2차 발효를 마친 모습(오른쪽)

     

    오븐은 컨벡션 기준 180℃에서 15분, 굽기 시작 10분 후 팬 방향을 앞뒤로 한 번 바꿔주면 색이 고르게 납니다. 15분이 지나면 빵을 꺼내 오븐 온도를 160℃로 낮추고, 남은 연유 버터크림을 붓으로 발라 3분 더 굽습니다. 그리고 꺼낸 뒤 마지막 남은 크림을 한 번 더 덧발라 마무리합니다. 이 덧바르기 과정이 결정적입니다. 버터의 지방 성분이 빵 표면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기 때문에, 크림을 덧바를수록 시간이 지나도 촉촉함이 유지됩니다. 제가 직접 다음 날 먹어봤는데, 크림을 두 번 덧바른 것과 한 번만 바른 것의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 180℃에서 15분 구운 뒤, 연유 버터크림을 붓으로 발라요

     

    ▲ 크림을 한 번 더 덧발라 마무리해요

     

    한 가지 솔직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강력분만 쓸 때와 비교하면 반죽의 텐션이 다소 약하고 손목에 꽤 힘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밀대 밀기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생각보다 있었습니다. 또 크림을 두 번 듬뿍 발라 완성하다 보니 손으로 집을 때 크림이 살짝 묻어나는 건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도 빵을 식힐 즈음 학교에서 돌아온 편식쟁이 막둥이가 앉은 자리에서 두 개를 먹을 정도였습니다. 한 입 베어 물면 씹을수록 고소하게 퍼지는 통밀 풍미와 달콤한 연유 크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멈추기가 정말 어렵다는 게 솔직한 평입니다.

     

    ▲ 돌돌 만 결이 살아 있는 단면

     

    ✓ 요약: 탈기·벤치 타임·크림 덧바르기 2회라는 세 가지 공정을 제대로 지켜야 통밀 연유 버터크림빵의 결과 촉촉함이 살아납니다.

     

    ▲ 선물포장 통밀 연유 버터크림빵

     

    자주 묻는 질문

     

    Q. 강력분이 없으면 T55나 중력분으로 빵 반죽이 될까요?

    A. 됩니다. 다만 글루텐 형성이 강력분보다 약하기 때문에 반죽의 탄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T55와 우리 밀 중력분, 통밀을 6:2.5:1.5로 배합하면 충분히 성형 가능한 반죽이 나왔고, 식감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쫄깃함보다는 결이 살아있는 부드러운 빵을 선호한다면 오히려 이 조합이 더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Q. 두유 대신 우유를 써도 되나요?

    A. 물론 됩니다. 우유로 바꿔도 반죽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유당불내증이 있거나 유제품 소화가 부담스럽다면 저당 두유를 쓰는 것이 속이 훨씬 편합니다. 저는 두유를 쓴 반죽이 완성된 빵 기준으로도 묵직하지 않고 가볍게 먹힌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Q. 1차 발효 후 탈기를 꼭 해야 하나요?

    A. 건너뛰지 않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탈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빵 속 기공이 불균일하게 형성되어 단면이 거칠고 식감이 고르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탈기를 꼼꼼히 한 날과 대충 넘긴 날의 빵 단면이 눈에 보일 만큼 달랐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이 과정만큼은 꼭 지키시길 권합니다.

     

    Q. 연유 버터크림을 굽는 도중 두 번 덧바르는 이유가 뭔가요?

    A. 한 번만 발라 굽는 것보다 촉촉함이 훨씬 오래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버터의 지방 성분이 빵 표면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서, 다음 날 꺼내 먹어도 딱딱해지지 않고 부드럽게 유지됩니다. 크림을 한 번만 발랐을 때보다 두 번 덧바른 빵이 다음 날 식감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한눈에 보는 통밀 연유 버터크림빵

     

    밀가루 배합 T55 60% + 우리 밀 중력분 25% + 우리 통밀 15%
    └ 강력분 620g 대신 사용
    수분 저당 두유 270~275g
    └ 원래 레시피 330g보다 줄이기
    믹싱 1단 2분 → 버터 50% 넣고 2단 5분 10초 → 나머지 50% 넣고 2단 2분 40초
    └ 설탕·소금·이스트는 따로 떨어뜨려 넣기, 반죽 온도 27~28℃
    1차 발효 약 1시간 40분
    └ 끝나면 꼭 탈기
    분할·벤치 타임 120g씩 10개, 벤치 타임 20분
    성형 40cm x 14cm로 밀어 크림 35g 바르고 말기 → 가위로 잘라 몰드에 배치 → 달걀물
    2차 발효 1시간 20분
    굽기 컨벡션 180℃ 15분(10분 후 팬 방향 바꾸기) → 크림 바르고 160℃ 3분 → 꺼내서 크림 한 번 더

     

    결론

     

    강력분 없이 T55와 통밀, 저당 두유만으로도 이 정도 빵이 나온다는 게 솔직히 저도 놀라웠습니다. 강력분 특유의 쫄깃한 텐션은 다소 덜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하게 퍼지는 통밀 풍미와 달콤하고 진한 연유 버터크림이 만나면 그 차이가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반죽을 치대고 밀대를 여러 번 밀어야 하는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적지 않고, 완성된 빵은 크림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자칫 과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 두 가지만 마음에 새겨두고 도전한다면, 홈베이킹이 처음인 분들에게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겨줄 레시피라고 생각합니다. 재료 조합을 바꾸거나 크림 양을 취향대로 조절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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