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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담글 때 꼭 찹쌀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감자를 삶아 넣어봤더니 생각보다 훨씬 깊은 감칠맛이 났습니다. 장마철에 배춧값이 오른 틈을 타 알배추로 비건 김치를 담근 경험, 솔직하게 풀어드립니다.
1. 알배추 절임, 잎사귀와 줄기를 왜 따로 담가야 할까요?
처음 알배추 김치를 담글 때 저도 그냥 한꺼번에 소금에 던져 넣었습니다. 결과는 잎사귀는 흐물흐물, 줄기는 아직 뻣뻣한 채로였습니다. 그 뒤로 반드시 잎사귀와 줄기를 분리해서 절이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알배추 7포기(4.45kg)를 3등분해 길이 약 5~6cm 크기로 잘랐습니다. 자른 뒤 잎사귀와 줄기를 각각 따로 그릇에 담고 계량한 천일염을 켜켜이 뿌려주는 방식으로 절였습니다. 천일염은 총 550g을 준비했는데, 잎사귀 쪽에 138g, 줄기 쪽에는 292g을 먼저 쓰고 남은 120g은 버무릴 때를 위해 따로 두었습니다.
여기서 천일염이란, 바닷물을 염전에서 자연 증발시켜 얻는 소금으로, 일반 정제염과 달리 마그네슘·칼슘 같은 미네랄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간수(간수란 천일염을 만들 때 생기는 쓴 액체 성분으로, 염화마그네슘이 주성분입니다)가 잘 빠진 10년 숙성 천일염을 쓰면 쓴맛과 떫은맛 없이 깔끔한 단맛이 살아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차이가 생각보다 꽤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절이는 시간은 30분에 한 번씩 총 2회, 약 1시간이면 충분했습니다. 알배추는 일반 포기배추보다 줄기가 얇아 절여지는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줄거리를 손으로 구부렸을 때 부드럽게 휘어지면 알맞게 절여진 것입니다. 다만 여름철에는 채소의 수분 함량이 들쭉날쭉해서, 절이는 도중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 살짝 번거롭기도 했습니다.
- 잎사귀와 줄기 분리 절임: 식감이 균일하게 나오는 핵심 단계
- 10년 숙성 천일염 사용: 쓴맛 제거 및 아삭한 식감 유지
- 절임 확인 기준: 줄거리가 부드럽게 휘어질 때가 적기
요약: 알배추는 잎사귀와 줄기를 반드시 분리해 절여야 식감이 고르게 나오고, 간수 뺀 천일염이 깔끔한 맛의 기본이 됩니다.
2. 찹쌀풀 대신 감자풀, 이 선택이 맞았던 이유
김치 양념에 풀을 쓰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신 적 있지 않으셨나요? 풀국이란 찹쌀가루나 밀가루를 물에 끓여 만든 걸쭉한 액체로, 양념이 배추에 잘 달라붙도록 돕고 발효 과정에서 당 성분을 공급해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찹쌀풀 대신 감자를 쓰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직접 해봤더니, 감자풀은 찹쌀풀보다 단맛이 덜하고 담백한 데다 깊은 감칠맛이 은근히 올라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비건 김치라 젓갈을 전혀 쓰지 않는데도 밋밋하지 않았던 건 이 감자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중간 크기 감자(150~250g) 1개를 깍둑썰기해 감자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냄비 뚜껑을 덮어 삶습니다. 이때 소금을 살짝 넣으면 끓어 넘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감자가 다 익으면 포테이토 매셔로 곱게 으깬 뒤 물 1컵(200ml)을 붓고 섞어줍니다. 식힐 때는 얼음물에 그릇을 담가두면 훨씬 빠릅니다.
식혀둔 감자풀에 고춧가루 1컵(110g), 마늘 200g, 수제 생강청 1T, 수제 매실청 2T, 미원 한 꼬집(1~2g)을 넣고 섞어줍니다. 여기서 미원이란 글루탐산나트륨(MSG) 계열의 감칠맛 조미료로, 소량만 넣어도 양념의 쓴 뒷맛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건 조리에서 젓갈 없이 감칠맛을 보완하는 역할로 한 꼬집 정도 활용하면 충분합니다.
요약: 감자풀은 찹쌀풀보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내며, 비건 김치에서 젓갈을 대체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3. 버무리기 직전, 간을 보는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절인 배추를 찬물에 2~3회 헹구고 나면 드디어 버무리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실수하기 쉬운 게 있습니다. 간을 볼 때 줄기 기준으로 맞추면 나중에 너무 짜진다는 점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중요합니다. 줄기는 수분이 많아 간이 덜 밴 것처럼 느껴지기 쉬운데, 잎사귀 기준으로 간간하거나 딱 맞는 수준이면 전체적으로는 알맞습니다. 처음에 이 기준을 몰라서 소금을 조금 더 넣었다가 나중에 너무 짜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실수였습니다.
양파는 채 썰고, 실파는 3cm 길이로 잘라 함께 넣어줍니다. 여름에는 쪽파를 구하기 어려워 실파를 사용했는데, 실파란 대파가 완전히 자라기 전 단계의 어린 대파를 말합니다. 향이 살짝 더 가볍고 부드러워서 오히려 여름 김치에 어울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단, 파를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유산균 발효 속도가 빨라져 김치가 금방 시어지므로 한 줌(약 37.5g) 정도만 넣는 게 좋습니다.
유산균 발효란, 채소에 붙어 있는 자연 유산균이 소금 환경 속에서 증식하며 젖산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천일염의 미네랄 성분이 이 유산균의 활동을 돕기 때문에, 정제염보다 발효가 더 균형 잡히고 깊은 풍미가 나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제가 천일염을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요약: 간 보기는 반드시 잎사귀 기준으로 하고, 파는 적당량만 넣어야 발효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4. 익힘 정도에 따라 보관법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갓 버무린 김치를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발효를 원하는 분과 생김치 느낌을 선호하는 분이 다르기 때문에, 방법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효 김치를 원하신다면 김치통에 위생 비닐을 씌우고 김치를 담은 뒤 비닐 입구를 살짝 비틀어 공기가 조금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실온에서 20시간 숙성한 뒤 냉장 보관하면 됩니다. 반대로 익지 않은 생김치를 유지하고 싶다면 비닐 입구를 꽉 묶어 공기를 완전히 차단한 채 바로 냉장 보관합니다.
제가 직접 두 방법을 모두 써봤는데, 20시간 실온 숙성 후 냉장한 것이 시원하면서도 살짝 발효된 깊은 맛이 나서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배추 특유의 아삭한 식감도 충분히 살아 있었습니다.
알배추 김치가 비건으로 완성되는 것도 이 과정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세계김치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비건 김치는 젓갈 없이도 식물성 재료만으로 유산균 발효가 충분히 이루어지며, 천연 감칠맛 재료와 채소 고유의 당분이 발효를 지탱합니다(출처: 세계김치연구소). 감자풀과 매실청, 미원 한 꼬집의 조합이 바로 그 역할을 해준 셈입니다.
요약: 발효 여부에 따라 비닐 밀봉 방식을 다르게 하고, 실온 20시간 숙성 후 냉장이 맛의 균형을 잡는 데 가장 좋았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알배추 김치는 일반 배추 김치랑 맛이 많이 다른가요?
A. 제가 직접 비교해봤는데, 알배추는 줄기가 얇고 수분이 적어 더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이 납니다. 맛 자체는 비슷하지만 식감이 한층 가볍고 청량한 느낌이라, 여름철 별미 김치로 특히 잘 어울립니다.
Q. 감자풀 대신 찹쌀풀을 써도 되나요?
A. 물론 됩니다. 찹쌀풀이 좀 더 걸쭉하고 단맛이 강한 편이라 발효가 조금 더 빨리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건 김치에서 담백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원한다면 감자풀 쪽이 더 잘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Q. 천일염이 없으면 일반 꽃소금 써도 되나요?
A. 꽃소금(정제염)은 불순물이 거의 없어 절이는 속도가 빠르지만, 미네랄이 거의 없어 발효 환경이 다르게 형성됩니다. 맛이 더 단조롭고 식감이 덜 아삭해질 수 있어, 가능하면 간수가 잘 빠진 천일염을 쓰는 게 좋습니다.
Q. 미원(MSG)을 꼭 넣어야 하나요?
A. 필수는 아닙니다. 다만 젓갈을 쓰지 않는 비건 김치에서 양념의 쓴 뒷맛을 잡고 감칠맛을 보완하는 데 한 꼬집(1~2g) 정도가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빼도 되지만 넣었을 때와 안 넣었을 때 차이가 미묘하게 납니다.
6. 결론
알배추 비건 김치, 처음엔 '그냥 배추만 다른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담가보니 생각보다 세심하게 챙길 부분이 있었습니다. 잎사귀와 줄기를 따로 절이는 것, 감자풀로 감칠맛을 보완하는 것, 간을 잎사귀 기준으로 맞추는 것, 이 세 가지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된 포인트입니다.
겨울 저장 김치가 슬슬 물릴 즈음, 혹은 여름 장마철에 좋은 배추를 구하기 어려울 때 알배추로 가볍게 한 통 담가보시길 권합니다. 비건이라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저는 다음엔 절임 시간을 조금 더 줄여서 더 아삭한 식감을 살려보는 실험을 해볼 생각입니다.